딥티크
딥티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향수 브랜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중적인 니치 향수다 (무슨 근거냐고? 당연히 뇌피셜이다)
대중적인 니치 향수라는 말에 이미 어폐가 있지만... 그만큼 향수 시장이 커졌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이제는 개성 있는 나만의 향수를 찾기 위해 모두 니치 향수 시장으로 뛰어들었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패션향수가 희귀해지고 니치향수가 흔해지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아무튼 니치향수의 모순에 대해서는 거두절미하고 딥티크에 대한 브랜드 설명을 먼저 해보도록 하겠다
딥티크는 프랑스의 향수 브랜드이고 매우 대중적인 니치 향수 브랜드다
한국에 소개된 초창기 니치 향수 중 하나고 딥디크로 잘못 발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딥디크가 아닌 딥티크가 맞는 발음이다
딥티크는 전문 조향사가 아니라 화가, 디자이너 등이 직물을 판매하기 위하여 생제르망에 자그마한 사업체를 만들었다가 향수로 사업 규모를 확장한 케이스라고 한다
이는 일반적인 조향사들의 시각과 다른 조향, 원료 선택 과정을 거치게 했고 이러한 독보적인 행보로 지금의 향수가 만들어졌다 물론 향수뿐만 아니라 향수 외의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 중이기도 하다
딥티크는 여러 사물에 대한 인상이나 사물을 통해 향수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하고 자연 혹은 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풀어낸 향을 기반으로 한다
대중적으로 선호하는 향수의 이미지인 '예쁜 향' 과는 거리가 있는 향도 꽤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스테디셀러 라인의 향조차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대표적으로는 플레르드뽀, 탐다오 등이 있는데 이런 향수들은 시향 및 착향을 꼭 해 보고 사야 한다 (아니면 방출하게 될 수도...)
최근 한국의 딥티크 매장은 개성적인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의 딥티크 매장이 붐비다시피 하지만 외국에서는 타 브랜드 (샤넬 혹은 디올) 같은 패션향수들이 훨씬 인기가 많기 때문에 외국에서의 반응은 한국보단 덜하다고 한다
딥티크 라인업은 화려한데, 한국을 기준으로 인기가 많은 향은 오 로즈, 플레르드뽀, 탐다오, 롬브르단로 등이 있다

플레르드 뽀
Fleur De Peau
유명한 신화를 영감으로 하여 조향 된 향수로, 플레르드 뽀에는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참고로 오 드 뚜왈렛이나 오 드 코롱은 없고 오 드 퍼퓸으로만 판매한다
플레르드 뽀는 프랑스어로 "피부의 꽃"이라는 뜻이고 아이리스와 핑크 페퍼를 베이스로 하여 아름다운 살에서 피어난 꽃향기를 표현한 향수다
꽤나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향신료와 살냄새 향수에 꼭 들어가는 원료인 아이리스, 머스키 한 향이 전반적인 향을 아우른다
탑 노트는 코를 찌르는 후추 냄새가 나는데 여기서 호불호 갈리기 때문에 꼭 시향 및 착향을 해 봐야 한다
1~2시간이 지나고 매캐할 수 있는 탑 노트와 달리 은은하고 향기로운, 그리고 포근한 살냄새와 꽃향기가 자연스럽게 피어오른다
마치 체향처럼 날 것 같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향기가 플레르드 뽀의 매력이다
처음이 어렵지, 이 향기에 매료되면... 정말 하루 종일 코 박고 있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많은 향수 덕후들의 논의와 합의로(?) 반박 불가 플레르드 뽀의 미들 노트는 살냄새 향수의 본좌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미들노트의 포근함, 소프트함이 이 향수의 진정한 매력을 표현한다
이러한 본연의 포근한 머스키 향 때문에 살냄새 향수로 손에 꼽히는, 아니 거의 살냄새 하면 플뽀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명성을 얻게 된 것 같다 (맡아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극강 파우더리 머스키 함...)
먼지 냄새 같기도 하고, 포근한 니트에서 날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의 체향에서 날 것 같기도 한 자연스럽고 인위적이지 않은 살냄새는 서양보다는 우리나라에서 훨씬 인기가 많은 향인 것 같다
왜냐하면 한국인들 (동양인들)은 대체로 독하거나 강한 향기를 싫어하고 은은하거나 자연스러운 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서양과는 반대인데 서양은 체향을 가리기 위해 독하고 달콤하고 화려한 향기를 더 선호한다)
아무튼 이러한 특성 덕분인지 우리나라에서는 플레르 드 뽀가 가을, 겨울 시즌이 되면 항상 품절대란이 일어나곤 한다 백화점에서도 구하기 어렵다 (오르페옹과 더불어서)
잔향이 정말 타 브랜드 향수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살결의 은은한 달콤함이 나기 때문에 그 어떤 향수도 플뽀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이 특별한 장점이다 독보적인 향기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개성 있는 향기는 호불호도 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사람에 따라 향신료 냄새(페퍼)가 매우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간택을 받아야 하는 향수 중하나이다
또한 살냄새 향수 특유의 단점인 확산력은 타 향수에 비해 훨씬 약한 편이다 (지속력은 난 좋다고 생각한다...)
머스크 향은 원래 조금 무거운 편이기 때문에 여름철 땀과 섞였을 때 숨 막히는 악취가 날 수 있다
그러므로 계절은 추운 날에만 뿌리길 권장한다
플레르드 뽀 사용 후기
나는 딥티크 플레르드 뽀의 간택을 받은 사람으로, 살냄새 향수라면 환장하는 머스키 마니아이다
르라보 어나더도 좋게 맡았고 키엘의 오리지널 머스크도 가지고 있다
오리지널 머스크 같은 꼬릿한 사향노루의 향기를 먼저 맡아보고 이 플레르드 뽀를 접하게 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탑노트의 후추 냄새는 나에게 큰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
다만 이 페퍼가 플레르드 뽀 향기 자체를 훨씬 더 더스티하고 소프트하게 만들어 주는 것에 공헌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탑노트가 절대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밖에 뿌리고 나갈 때는 가을과 겨울에 많이 뿌리는 편이지만, 집에서 혼자 향기 테라피를 하고 싶을 때는 계절 상관없이 뿌리고 자기도 한다
시원한 밤에 뿌리면 이것 만큼 포근하고 잠이 잘 오는 향수는 없기 때문이다
잘 때 뿌리는 향수로 포근한 플레르드 뽀를 추천하고 싶다
오르페옹과 플레르드 뽀는 항상 둘 중에 뭘 뿌려야 하지 고민하게 되는데, 오르페옹이 좀 더 신선하고 시원한 나무 같은 느낌이라면 플레르드 뽀는 회색 잿더미가 묻은 두꺼운 니트에서 날 것 같은 살냄새다
오르페옹은 달지만 꽃이나 식물의 달달함이 아닌 나무에서 나오는 진액의 달달한 느낌이고, 플레르드 뽀는 달콤함 보다는 향긋함? 포근함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둘 다 호불호가 강해서 시향 착향은 필수겠지만 말이다
곧 여름이 다가오는데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플뽀를 뿌리고 누워서 자고 싶다
'향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수에 관한 전반적 지식과 개념 (0) | 2023.06.27 |
---|---|
개인적인 내 향수 취향 (0) | 2023.06.26 |
데메테르 향수 중 가장 향수답다는 문빔 (0) | 2023.06.26 |
러쉬 매장 냄새를 찾는다면? 러쉬 향수 팬지 추천! (0) | 2023.06.25 |
어릴적 첫사랑의 추억이 생각나는 향수, 더페이스샵 소울 시크릿 블라썸 (0) | 2023.06.25 |